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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교수를 위한 로스쿨/프롤로그> 신평 (2016.3.)&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의 학력 및 주요 경력

  • 박형주
  • 2016-04-01
  • 조회수 239

 <로스쿨교수를 위한 로스쿨/프롤로그>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 (2016.3.)


이 책의 원고를 한참 쓰고 있던 지난 겨울 어느 날, 가까운 친구 몇이 모여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대법관을 지낸 친구가 불쑥 말을 넣었다. “얘야, 이번 그 책을 낼 때 다른 사람 마음 상하지 않게 해라.” 글로 인해 말썽을 일으키고 불이익을 입곤 했던 나에 대한 안타까움에 한 말이었다. 밤에 잠자리에 들어서도 그 말이 계속 생각났다. 심기가 촛불처럼 자꾸 흔들리며 내가 공연한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자책이 터진 자루에 물 새듯 흘러내렸다. 하지만 내가 이 사회를 위해 꼭 해야 할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내면의 소리가 억제될 수 없었다.
 
나는 로스쿨에 처음부터 지금까지 교수로 근무해왔다. 여러 가지 돌아가는 형편을 보며 로스쿨에 문제가 많다는 의식은 갖고 있었다. 그리고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들이 겪는 그 처절한 고투를 보며 그들에 대한 ‘선생’으로서 깊은 동정심을 품어왔다. 그런데 이 책의 원고를 쓰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참조하고, 특히 외국의 법조양성제도에 관한 자료를 탐색하며 내가 평소에 지녔던 인식이 엄동嚴冬의 밤하늘처럼 단단하게 굳어졌다. 그렇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로스쿨 교육은 형편없었고, 로스쿨은 또 학생들의 이익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운영되고 있음을 확연하게 깨달았다. 내 손에 넣어진 이 진실을 감추어둘 수는 없는 일이다. 내 손을 폄으로써 어떤 손해를 보고 핍박을 당한다 하더라도 이는 내가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조용히 감내해야 할 몫이다. 그래서 나는 손 안에 있는 진실을 드러내기로 결심했다.
 
2010년도에 나는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백서간행위원회의 위원 일을 잠시 맡았다. 위원회에서는 로스쿨 교수인 내게 법조인양성제도 중 법학전문대학원 부문의 집필을 맡겼다. 그래서 ‘법학전문대학원이 갖는 문제점과 그 보완책’이라는 원고를 썼다. 법학전문대학원 운영에 관한 전반적 과정을 짚은 온건한 내용의 글이었다. 그러나 원고의 수합과정이 끝나고 백서가 나올 무렵 위원장이 내게 전화를 하였다. 내가 쓴 원고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이사회에서 지적이 되어 전부 삭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귀를 의심했다. 수정도 아니고 전부 삭제라니! 그것도 일방적 통고로 하다니! 자세한 과정을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나는 법학전문대학원이 우리 사회에서 벌써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기득권세력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아마 그 분들의 자식이나 손주들 상당수가 로스쿨에 들어갔거나 했을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나서서 로스쿨에 대한 어떤 비판이라도 막아내는 방패를 자임했을 것이다. 그들만이 그러했겠는가.
 
로스쿨의 강고한 세력화는 더욱 확장되었다. 어느 새 우리 사회에서 로스쿨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되었고, 고착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찌지직 소리가 나더니 이 억센 카르텔에 손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2015년 1월에 함께 당선된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공교롭게도 모두 로스쿨제도가 가진 일부 폐해를 지적하며 ‘사법시험존치’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인 변호사 단체의 수장인 두 사람이 임기개시와 함께 ‘사법시험존치’에 관한 활발한 활동을 벌여나가면서, 빈틈이 전혀 없어보이던 그 튼튼한 로스쿨 지배체제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상황이 급속히 달라지더니 어느 새 로스쿨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2015년 6월에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이 공동주관하여 국회에서 열린 ‘사법시험존치를 위한 국회대토론회’에서 나는 좌장을 맡아보았다. 로스쿨 교수로서 발표나 토론을 맡을 수는 없다고 고사하였더니 맡으라고 한 역할이었다. 얼마 후 법학전문대학원장들의 모임으로서 로스쿨이 가진 힘의 결집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 일이 벌어졌다. 모 로스쿨원장은 나를 ‘로스쿨 공적公敵 1호’로 지칭하며 성토하였다. 세심하게도 내가 과거에 쓴 글들까지 수집하여 와 특정 부분을 지적하며 비난했다. 그리고 나 같은 인간은 빨리 로스쿨을 떠나라고 하는 험상궂은 추방의 언사가 행해졌다. 언필칭 교수라고 하는 사람이 헌법상의 학문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그런 야만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 자체가 그들이 느끼는, 기득권체제의 고수에 대한 불안, 초조감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 후 2015년 12월에 법무부가 √4년간 사법시험폐지를 유예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나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수업거부, 변호사시험의 거부, 그리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의 변호사시험출제거부방침으로 어지럽게 이어진 현상을 잘 기억하고 있으리라. 이 현상에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은 일체가 되어 투쟁을 전개하였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벌인 투쟁전선의 내부에서 이해관계를 함께 했을까 하는 점에 큰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해보자. 한국의 로스쿨은 철저하게 로스쿨 교수를 위한 것이다. 로스쿨제도의 도입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 로스쿨 교수들이다. 그러나 로스쿨제도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로스쿨 학생들이다.
 
로스쿨 교수를 먼저 보자. 우선 그들은 과거 법학부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진 환경에서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로스쿨인가를 받기 위해 각 대학은 수십억 원의 돈을 들여 새 건물을 짓고 부대시설을 꾸민 덕분이다. 그리고 일주일에 6시간의 수업을 하면 되나, 웬만하면 억대의 연봉을 받아 경제적으로 꿀리지 않는 생활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외면적 변화보다 더욱 중요한 수혜가 있다. 과거 법학부 교수들은, 처음부터 학문의 세계를 동경하여 교수직으로 나아가서 이를 천직으로 살아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여 교수가 되었다는 ‘이류의식’에 스스로 부끄러워 한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소위 ‘전투적 이론교수’가 되어 선봉에 선 사람들은 대체로 이 자괴의식이 두터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로스쿨 도입에 온 몸을 바쳐 뛰어들었다. 이제 로스쿨 제도가 정착되자 그들은 예측했던 대로 정확히, 그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이 법조인과 법학교수의 사회적 지위가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역전되어 버린 것이다. 그들이 오매불망寤寐不忘으로 그리던 꿈이 달성된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공직이나 중요한 위원회에 그들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진출하게 되었다. 나아가 그들은 로스쿨 교수에게 주어지는 안락한 여유가 다른 곳으로 번져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로스쿨 출범과 함께 갑자기 대학에 들어온 법조실무경력을 가진 교수들을 괴롭혔다. 가장 교묘하고 질 낮은 방법은 교수의 대학생활에 불가결의 요소를 이루는 논문의 심사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파벌싸움이나 대학사회 내부의 보직이나 다른 이익을 둘러싼 패악질은 로스쿨에서도 여전히 행해졌다. 여기서 말하는 ‘그들’이나 ‘전투적 이론교수’는 물론 적은 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들이 대학사회에 저지르는 오염의 색칠은 고결한 양심과 지성을 가진 교수들에 의해 정화의 반작용을 거친다. 한국의 대학에는 이렇게 최고의 지성과 최하의 반反지성이 공존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 한국의 대학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제도의 기초를 이루는 법조인 양성을 해낼 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인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감스럽지만 공공성, 구성원의 평균적 윤리의식의 수준, 도덕성 등의 점에서 한국대학은 아직은 미국이나 일본 혹은 독일, 프랑스 등의 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다. 로스쿨제도가 법률가 양성의 주체를 종래의 국가에서부터 시민사회 혹은 자율성이 보장된 대학으로 옮겨놓았으므로 그 한 가지만으로써도 상찬을 받아야 한다는 사람이 있으나, 말문이 막힌다. 이 얼빠진 주장은 어쩌면 숨은 의도를 숨기고 외부를 포장한 것으로, 고대 이스라엘의 회칠한 무덤이다. 위선자여, 화 있을진저!
 
이 책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듯이, 로스쿨 교육과정은 다른 나라와 달리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 그 본질은 교수들의 이해관계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그 이익만을 반영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구조 하에서 교수들은 비교적 편안한 교수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로스쿨 학생들은 어떠했는가. 로스쿨 교수들이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짜놓은 무질서하고 헝클어진 교과과정을, 나아갈 방향을 잡을 수 없는 채 받아들이며 허겁지겁 공부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대륙법체계 국가인 이상 영미법계 국가와는 달리, 불가피하게 개념법학식의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법학공부를 해나감에 있어서 법조문의 엄격한 해석이 가장 긴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법학과목에 걸쳐 방대한 암기사항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과거와 비교하여 엄청나게 불어난 판례도, 미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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