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품질전략팀에서 근무하던 김광호 씨는 현대기아차의 엔진결함을 공익제보해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으로부터 285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자동차명장으로 유명한 박**씨가 유튜브를 통해 “국내에서 끝낼 일을 왜 해외에까지 가서 고발하나.” “이완용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김광호 씨가 국내에서만 제보를 해야 했는데, 미국에도 제보를 해서 현대기아차가 1000여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고, 이 중 30%를 김 씨가 보상금으로 받게 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공익제보자를 지원하는 호루라기재단은 박 명장의 이런 논리가 공익제보의 가치를 훼손하고 자칫 국수주의에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공익제보는 국경을 뛰어넘는다.
미국의 현대기아차 소비자도 한국의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엔진결함이 있는 자동차를 타게 해서는 안 된다. 더 크고 긴 안목으로 보면 자동차 결함은 이를 드러내 바로 고치는 것이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도 더 이익이 될 것이다.
김광호 씨는 처음부터 국내 관공서와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에 제보한 것이 아니었다.
회사 내 감사기획팀에 자동차제작 결함을 알리고 조치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내 언론과 기관 그리고 나아가 미국에 신고한 것이다.
그의 고발은 사실로 드러나 국토교통부는 현대자동차를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2019년2월 현대기아차의 엔진결함 은폐 혐의를 수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현대 기아차 법인과 전직 품질총괄 부회장 등 임원 4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던 것이다.
한국과 미국 등에서 문제가 된 현대기아차에 대해 강제리콜 명령도 내려졌다.
공익제보란 이런 것이다. 한명의 용기 있는 고발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익제보를 했던 김 씨는 회사로부터 비밀유지의무 및 영업비밀 침해 등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며 해고됐고,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당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박 명장은 유튜브에서 “김광호 씨가 미국으로부터 과징금의 30%에 해당하는 큰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미국에 신고했다.” “진정한 공익제보라면 미국으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국가에 헌납하거나 불우이웃 돕기에 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익제보자에게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주는 것은 그만큼 공익제보 하는 것이 어렵고 많은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사전에 보상금 등을 준다는 것을 알고 신고한 것 때문에 공익제보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보상금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보상금을 어디에 사용하건 그것은 받은 이가 알아서 할 일이다. 모두 헌납해야만 진정한 공익제보라고 하는 것도 지나친 언사라 할 수 있다.
김광호 씨는 이미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상금 중 일부는 공익제보 관련 연구소와 자동차제작결함연구소를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좁은 안목으로 공익제보자를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