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수행된 실험은 인허가기준 검증과정이 완료된 PAR 설비를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THAI 실험시설을 통해 다양한 변수에서 격납건물 안전성 여부를 확인 실험…
-한수원 독일실험은 자국의 인허가를 획득한 상용품을 대상으로…추가연구를 위한 것
■"당연히 비밀" 간부의 은폐 지시…입 꾹 닫은 한수원 '앵무새 해명'만
한수원 간부
: 그룹장, 이거 그러면 당연히 비밀이야. 당연히 비밀이야. 지금 뭐 이게 수소폭발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점화해가지고서 화재로 인한 사고로 갈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보고서에 쓸 때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 가지고 실무자가 쓸 것을 전략적으로 검토하는 측면에서 다시 보란 얘기야. 그럴 수밖에 없잖아 지금. (2021.2.3 KBS 보도 中)
이번 KBS 연속 보도의 핵심 중 하나는 한수원 간부의 실험 결과 은폐 지시였습니다.
2019년 5월 소집된 한수원 내부 회의에서 한수원 간부는 실무진들에게 실험 결과를 '비밀'로 하자고 말했습니다.
해당 간부는 그런 적 없다는 입장이지만, 회의 뒤 만들어진 실험 최종보고서에는 '촉매 불티' 문제와 '수소제거율 미달' 문제가 실제로 빠지거나 축소돼 실렸습니다. 의도적 은폐가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 같은 간부의 은폐 지시에 대해서는 취재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껏 "의도적인 은폐나 누락은 아니다", "최종보고서에 종합적으로 요약했다"는 핵심에서 벗어난 입장만 반복해온 한수원. 어제 국회 보고에서도 한수원의 '앵무새 해명'은 되풀이됐습니다.
ㅇ 한수원은 실험 전반에 대해 보고서에 결과를 기술했으며, 의도적인 은폐나 누락은 없었음. 최종보고서는 과제 수행내역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내용에만 집중해서 작성한 것이 아님 (한수원 국회 보고자료 中)
■한수원 사장 "보안 규정 위반 아닌지 조사" 지시
한수원의 납득할 수 없는 대응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수원은 수소제거장치 실험 결과를 누가, 왜 은폐했는지 조사하기는커녕, 공익신고자에게 압박이 될 수 있는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KBS 보도가 나간 뒤 지난 8일, 한수원에선 정재훈 사장이 주재한 경영간부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 뒤 내부망에 게시된 '사장 지시사항'에는 "수소제거장치 관련 자료 외부 유출 과정에서 보안 규정을 위반한 건 아닌지 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유관 부서가 2주일 내에 추진 계획을 작성해 회신하라는 당부도 들어갔습니다. 내부 직원이 공익신고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징계의 근거를 수집하려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되고,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불이익 조치에는 직무에 대한 부당한 감사 역시 포함됩니다.
한수원은 정 사장의 지시가 공익신고자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하라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한수원 홍보실 관계자는 "누굴 찾아내 불이익을 주라는 것이 아니라, 정보보안 차원에서 내부 절차를 한번 점검하라는 차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공익신고 관련 단체들은 한수원의 이같은 '보안규정 위배 조사'는 공익신고자를 색출하고, 불이익을 주기 위한 대표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합니다. 내부 정보가 유출된 경위를 전반적으로 파악한다면서 징계의 근거를 모으고, 대대적 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공익신고를 막으려는 방편이라는 겁니다.
공익신고자 지원단체 '호루라기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영기 변호사는 "보안지침을 위반했다라는 이유로 (공익신고자에게) 징계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공익신고와 인과관계가 있다면 직무에 대한 부당감사로서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한수원은 보안 규정 위반 여부는 조사하면서도, KBS가 보도한 수소제거장치의 문제점이나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정작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KBS 질의에 대해, 한수원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는 없으며 원안위 조사 결과에 따라 감사 진행 유무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공익신고자는 한수원의 부당한 감사나 신고자 색출을 막아달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최근 보호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